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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라나

루나이스의 천재 학자 베르티나스의 저서 <키라나 대백과 사전>에서 발췌

존재의 인식

키라나의 존재를 알게 된 후

루나이스

의 설립 이념에 따라, 그리고

유라시스

의 부탁으로
우리는 앞으로 우리와 함께 살아가게 될 키라나의 역사와 생태계에 연구하였다.

조우

서로 다른 차원에 존재해야 하는 두 세계(

‘아르카’

‘페리아’

)는
페릴조차 이해하지 못한 연유로 차원의 벽을 넘어 충돌하게 되었다.
이 대충돌의 여파로 인하여 멸망한 아르카의 잔재 중 일부는 페리아의 차원에 간섭하게 되었고,
우리는 그 간섭 현상을 '샤드'라고 부르기로 했다.
샤드를 통해 이 세계에 나타난 것은 다양한 외형을 가진 생명체들. 즉, '키라나'였다.

정의

키라나는 아카샤가 만들어낸 피조물이며, 아르카의 주민이다.
키라나는 인간과 닮은 것부터 동물과 유사한 것, 사물로 보이는 것까지 그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
또한 아르카에는 키라나와 매우 유사한 형태를 가진 식물과 사물 또한 존재한다고 한다.
따라서 그 형태적 유사성을 통해서는 키라나를 정의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아르카의 사물과 키라나를 구분하는 기준은 '자아'이며,
페리아의 인간과 키라나를 구분하는 기준은 '키라나에게 주어진 권능', 즉 '트릭'이라 불리는 능력이다.
따라서 나는 키라나를 '아카샤가 부여한 권능과 자아를 가진 아르카의 생명체'로 정의한다.

생태

  • 수명

    키라나는 인간과 달리 육체와 정신이 자유롭게 분리되고 합쳐질 수 있다.
    즉, 키라나는 자신의 육체를 여러 개 가질 수 있으며, 그 육체 중 하나에 깃들어 움직일 수 있다.
    육체가 파손되어도 키라나는 죽음에 이르지 않고, 다른 육체로 옮겨가게 될 뿐이다.
    따라서 키라나의 수명은 이론상 무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육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특별한 재료와 조건이 필요하며
    페리아에서는 이것들을 갖추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한다.
    다음 육체를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마지막 육체가 파괴된다면
    키라나의 정신은 추를 잃은 풍선처럼 허공을 헤매다가 결국 흩어져 사라지게 된다고 한다.
  • 생식

    키라나는 특별한 꿈에서 탄생한다.
    아카샤만이 꿀 수 있다고 전해지는 그 특별한 꿈 속에서 키라나는 혼자 잠들어 있으며
    그 꿈을 바깥에서 깨우는 것으로 키라나가 세계에 나오게 된다. 이것을 키라나의 탄생이라 한다.
    탄생의 절차는 아래와 같다.
    1. 1.새로운 키라나를 깨우고자 하는 두 명 이상의 키라나가 찾아갈 꿈을 관측한다.
    2. 2.키라나들은 특별한 꿈에 간섭하여 새로운 키라나와 공명한다.
      이 과정에서 특별한 꿈은 파괴되고 재조합 되어 세계로 이어지는 길을 만든다.
    3. 3.키라나들은 이 길을 세계로 이끌어주며, 새로운 키라나는 그 길을 따라 탄생한다.
    아카샤가 여섯 조각으로 부서진 지금에 와서도 이 탄생은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다.
    혹자는 아카샤가 생전에 꾼 수많은 꿈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하며
    혹자는 아카샤의 조각 중 하나가 의지를 잃은 채 끝없이 꿈을 뿜어낸다고 한다.
    그 외에도 여러 가설이 있지만, 그것을 검증할 방법이 아직 우리에게는 없다.
  • 생활

    키라나는 인간과 달리 음식을 먹지 않고도 생존할 수 있다.
    아르카의 대지는 키라나의 생존에 필요한 영기를 무한정 뿜어내고 있었기 때문에
    키라나들은 그 영기를 흡수하여 에너지로 만들었다고 한다.
    인간으로 치자면 공기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살 수 있다는 것과 같다.
    또한 키라나는 육체에 피로가 쌓이지 않아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할 필요조차 없다.
    하나의 육체가 파괴되면 다음 육체로 옮겨가면 그만이었던 것이다.
    키라나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에게 주어진 권능의 조각을 갈고 닦는 것에 소비한다.
    누구보다 아름다운 불꽃을 만들기 위해, 자기 주위의 시간을 멈추기 위해
    공격을 막은 견고한 방패를 만들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는 것이다.
  • 페리아에서의 생활

    페리아와 아르카는 그 외형이 다르듯 구성 성분에도 차이가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아르카에서 살아온 키라나들이 페리아의 대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이치라 할 수 있다.
    그들은 미약하게나마 아르카의 기운을 간직하고 있는 샤드조각을 통해 생존에 필요한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
    유라시스와

    아차리야

    가 ‘계약’이라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면, 페리아에 도착한 키라나들은
    모두 예정된 종말을 맞이해야 했을 것이다.

욕구

대충돌 이전의 키라나는 원하는 것을 원하는 만큼 얻을 수 있는 아르카의 환경에서 살아왔다.
때문에 이들에게 있어 욕구의 결핍은 분노, 좌절, 분쟁, 약탈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동기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인간의 욕구와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이는 것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내가 지니지 못한 것을 저 자는 많이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은 ‘저 자가 많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내 것이 줄었다’라는 생각을 품고
시기와 분노를 표출하는 방향으로 행동하게 된다.
반대로 키라나는 ‘저 자가 가진 것만큼 나도 갖고 싶으니 더 노력해서 찾아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품고
자신에게 주어진 권능의 조각을 갈고 닦는 방향으로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이 생각했을 때 키라나의 이런 사고방식은 이상적인 존재에 가깝게 느껴지는데
이는 욕구를 무한히 충족시켜줄 수 있는 환경, 아르카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기본적으로 욕구는 결핍에서 비롯하고, 생존을 위해 필요한 많은 요소들의 결핍을 유발시킨
페리아-아르카 대충돌은 키라나들의 욕구 양상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조금 더 ‘인간적’인 방향으로.
  • 자존과 자아 실현의 욕구

    모든 키라나에게서 볼 수 있는 공통적인 욕구를 하나 든다면 ‘자아 실현의 욕구’가 될 것이다.
    이것은 아카샤에게 부여 받은 권능<트릭>을 표출/발현하여
    세계에 영향력을 끼치고자 하는 욕구이며, 그 실현을 아카샤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이다.
    아카샤를 잃은 키라나들이 자신과 계약한 인간에게
    제 능력을 드러내고 인정받고자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소유욕

    이 욕구는 대충돌 이후 새롭게 생긴 욕구로 생각되어 항목을 구분한다.
    원래 키라나에게는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물건을 많이 갖고자 하는 수집욕에 가까운 욕구가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흥미에 따라 쉽게 바뀌는 것이었으며
    더 많이 가진 키라나와 그렇지 못한 키라나 사이에 어떤 계층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대충돌 이후 키라나는 ‘죽음’의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그들은 이제 자유롭게 자신의 몸을 만들 수 없으며, 무한에 가까운 창조세계를 마음껏 누빌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페리아에 온 키라나에게서 조금씩 ‘소유욕’의 개념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들은 자신의 몸을 이루는 재료와 샤드 조각을 모아, 소유물로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고
    이 욕구는 자연스럽게 사유 재산의 개념을 만들게 된 것으로 보인다.

구성 원리

아카샤는 큰 제한 없이 키라나를 창조해낼 수 있었다.
다만 아카샤조차 우주의 질서를 벗어날 수는 없었기에, 그가 만들 피조물 또한 우주의 구성 원리
즉 목화토금수의 5대 원소의 영향을 받아야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차리야가 깊이 있게 논하는 것을 저어하여 그저 짐작할 뿐이다.)
키라나의 몸은 이 5대 원소 중 하나의 원소에 속하며
키라나의 힘의 원리와 성격은 물론 다른 키라나와의 관계 또한 이 원소를 기반으로 한다.
  • 성별

    키라나에게는 인간과 조우하기 전에는 성별의 개념이 없었다고 한다.
    신체 구조는 인간의 여성과 남성, 동물의 암컷과 수컷을 연상시키는 차이를 분명 보이고 있지만
    키라나들을 그것을 날개나 더듬이, 비늘, 빛나는 구슬처럼 종간의 차이로만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페리아의 주민 등록 체계에 맞추어
    각 키라나들은 남성, 여성 혹은 무성의 성별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있다.

사회 구조

페리아의 사회적 관계는 페릴의 명료하고 체계적인 지도 아래, 지배하는 사제 계급과 수호하는 기사 계급
그리고 그 외의 평민 계급으로 나뉘어 있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반면 아르카에서는 구분과 계층 없이, 개인 간의 존중을 기본으로 하는 평등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
또한 아르카에서는 사유 재산이나 공동 재산이라는 개념 또한 없었다.
키라나들은 기본적으로 서로 친구이자 동료의 관계이다.
특별한 꿈에서 꺼내준 키라나는 특별한 친구로 받아들이지만
부모 자식 관계에 대한 인식이나 가족에 대한 개념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키라나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며, 다른 키라나를 이해하려고 하지도, 이해 받으려 하지도 않는다.
‘원하는 자는 하고 원치 않는 자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적인 삶의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덧붙이자면 현재 무리 지어 인간을 적대하거나 동조하는 키라나들이 이상한 것은 아니다.
대충돌로 큰 변화를 겪은 인간들이 계급을 타파하고 공동체 생활을 선택했듯이
키라나들 또한 지성을 가지고 변화에 적응하는 존재임을 항상 생각할 필요가 있다.
  • 고유한 특성과 능력을 지니는 키라나 개체군을 우리는 ‘키라나 종’이라 부르기로 한다.
    본디 종이란 ‘상호 정상적인 유성 생식을 할 수 있는 개체군’을 의미하지만
    키라나에게는 이러한 구분이 의미가 없기 때문이며
    그보다는 아카샤에게서 어떤 권능을 어떤 연유로 부여 받았는가 가 더 중요한 구분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키라나들이지만 같은 종의 키라나에 대한 유대감은 각별한 편이다.
    이것은 같은 권능의 조각을 가꿔 나가는 동료로서의 유대감이며, 가족이나 사회에 대한 감성은 아니다.
  • 새로운 사회 구조

    이것은 공동체에 속하지 않은 키라나들에게 보이는 새로운 사회 구조이다.
    샤드의 설치,관리,수호하는데 특화된 키라나는 모두의 안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때문에 이런 키라나를 지키기 위한 무리가 형성되고, 무리내부에서도 권능에 따라 역할이 나뉘어 지게 된다.
    이는 자연스레 군부의 지휘 계급 형태를 형성하며, 현재 가장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계급 체계이다.
    다만 지배와 피지배, 명령과 복종이라는 개념보다는 목표를 위해 대다수가 동의한 합리적인 체제로 보인다.
  • 종교-신을 대하는 태도

    키라나에게 있어서 아카샤는 ‘모든 키라나의 친구’였다.
    모든 키라나는 근본적으로 창조주인 아카샤에게 경외심을 느끼지만, 동시에 애정과 친근함도 가지고 있다.
    아카샤 또한 그들에게 명령을 내리거나 단죄하지 않고, 격의 없이 지내곤 했다는 것과
    종종 아카샤의 변덕이나 투덜거림, 실수가 키라나들에게 농담이나 빈정거림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는 것은
    우리 인간에게는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키라나에게 페릴 교단과 같이 전통적인 의미의 ‘신을 섬기는 종교’는 발단하지 않았다.
    간혹 강한 힘을 가진 키라나가 ‘힘이 곧 정의’라는 주장을 널리 알리려 하거나
    일부 생각이 깊은 키라나가 종교에 가까운 사상을 설파하는 현상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만
    이것은 삶의 태도에 더 가까운 개념이다.

계절과 절기

아르카에는 날짜, 계절의 개념이 없었다.
어떤 곳은 페리아와 똑 같이 시간이 흐르는가 하면, 어떤 곳은 하늘이 멈춰있기도 하고
또 어떤 곳은 밤낮 대신 여름과 겨울이 매일 반복되기도 한다.
계절에 맞추어 농사를 하거나 채집을 할 필요도 없으니 절기의 개념도 없었다.
신의 권위가 강하지 않으니 ‘최초의 날’이라는 개념도 없었다.
다른 의미에서는 매일 같이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기, 학술, 놀이 등 다양한 분야의 순위를 가리는 크고 작은 경연 대회들은
아르카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유희거리였다.

언어

모든 키라나는 단일한 공용어를 사용한다.
지역이나 시기에 따라 독특한 말투나 표현이 유행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통역 없이 모든 키라나가 자유롭게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다.
사물의 원리를 다루는 고대 언어 또한 키라나들은 자유롭게 다룰 수 있다.
키라나의 언어는 음성과 문자로 구성되며
모든 키라나는 음성과 문자 중 최소 하나의 언어를 해석할 수 있는 감각 기관을 지니고 있다.

기술 수준

내연 기관, 전자 회로 제작 및 제어가 가능할 정도의 기계 문명을 갖추고 있다.
주로 영기와 부유석을 이용한 동역학, 건축, 부유, 비행 관련 기술이 발달했다.
아카샤와 페릴이 사용했던 고대 언어에 대한 이해와 연구를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부품 생산을 위해 거대한 설비가 필요한 환경이 아니었고
그때그때의 필요와 재미에 의해 실험적으로 물건을 만들었기 때문에 대량 생산 체제는 갖추어 지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키라나의 기술 수준은 인간에 비해 월등히 높으며
키라나들은 기본적인 기계의 구조와 작동 원리에 대한 지식은 갖추고 있지만
그것은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체계적이지 못한 부분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계약

키라나가 아르카에서 얻던 영기와 유사한 것을 인간에게서도 얻을 수 있음을 밝혀내었다.
길고 정교한 실험을 거쳐, 인간의 영기를 키라나가 쓰기 위해서는
먼저 어떤 특별한 키라나에게 인간의 의식의 일부를 공유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특별한 키라나가 인간의 의식을 변조하거나 망가트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는 있었지만
아직 그러한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우리는 이 특별한 키라나를 수호 키라나라고 부르며, 이 공유를 계약이라고 부른다.
또한 수호 키라나와 계약한 인간은, 다른 일반적인 키라나들과도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다.
다만 어떤 키라나들은 수호 키라나가 있어도 계약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관찰되었다.
인간의 영기가 부족한 것인지 수호 키라나와의 상성이 좋지 않는 것인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인간과의 관계

인간과 똑같다. 같은 종족의 키라나 일지라도 적이 될 수도, 아군이 될 수도 있다.
스스로 사고하고, 스스로의 신념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행한다.
우리의 행동에 따라 키라나는 적이 될 수도, 아군이 될 수도 있다.